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하여 2019년 개봉작인 '말모이'를 감상하였다. 말모이는 '사전'의 우리말로 최초의 국어사전을 뜻한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조선어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되었으며 제목 그대로 우리말 큰사전을 편찬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기리기 위한 영화이다.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 곧 민족의 정신을 지키는 일이다
1930년대 초, 주시경의 죽음 이후로 우리말 사전 편찬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는데 그의 원고가 발견되면서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다시 시작된다. 약 10년의 시간이 흘러 1941년, 판수는 대동아 극장에서 일하며 가끔 소매치기 등의 도둑질을 일삼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극장 사장에게 도둑질한 것을 들켜 그곳에서도 쫓겨나고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는 중학생 아들과 어린 딸을 키우고 있었는데 수입이 없어 아들의 학교에 월사금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마침 사전 편찬을 위한 사투리 원고를 가지고 오던 조선어학회 대표인 정환의 가방을 훔치게 되고 둘은 그렇게 첫인사를 하게 된다. 판수는 조선어학회의 조 선생과의 인연으로 심부름꾼으로 취직한다. 판수와의 첫 만남 때문에 그를 믿지 못하고 있던 정환은 판수가 비상금을 훔치려 했다고 오해를 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던 판수는 그의 말에 크게 상처를 입는다.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된 정환은 그의 집으로 찾아가 자신과 아버지의 과거 얘기를 하며 판수에게 사과를 한다.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된 정환과 판수는 사이가 돈독해지며 조선어학회 일에 더욱 몰두한다. 까막눈이던 판수는 정환과 다른 사람들에게서 한글을 배우게 되고 마침내 스스로 책을 읽을 정도로 한글을 익히게 된다. 그리고 판수는 처음 목적과는 다르게 점점 조선어학회 사람들과 같은 뜻을 품으며 사전 제작에 힘을 쏟는다. 판수는 전국 각지가 고향인 옛 감방 동기들을 데려와 사투리 자료를 모으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비밀스럽게 사전을 제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본 경찰이 조선어학회 일원으로부터 정보를 빼내 갑자기 침입하여 원고를 모두 가져가 버리고 조 선생을 체포하여 고문을 시킨다. 고문을 당하여 끝내 사망하게 된 조 선생을 보며 남은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좌절하지만 그의 희생과 노력을 헛되이 할 수 없어 다시금 사전 제작에 힘쓴다. 판수 역시 아들과 딸에 대한 걱정으로 조선어학회 일을 그만두겠다 얘기하지만 그것이 곧 자신이 해야 하는 일임을 깨닫고 돌아온다. 정환은 경찰을 속이려 공청회에서 친일을 하자고 발표를 하지만 대동아 극장에 몰래 사람들을 모아놓고 진짜 공청회를 열게 된다. 그렇게 말모이를 완성시켜 가던 도중 또다시 일본 경찰이 그들을 막으려 무력으로 진압한다. 원고를 들고 끝까지 도망치던 판수는 체신국 창고에 원고를 숨기고 경찰들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게 된다.
조선어학회 사건의 역사적 사실
조선어학회 사건은 1942년 광복을 3년 앞두고 일제에 의해 조선어학회와 관련된 사람들이 집단으로 투옥된 사건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말살 시키기 위해서 우리말과 한글 사용을 금지시키며 우리 민족을 탄압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조선어학회 소속의 한글학자 중 한 명인 정태진이 체포를 당하게 되었는데 그가 체포되게 된 계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중 한 가지 설에 의하면 함흥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이 기차 안에서 조선어로 대화를 하였고 이를 지켜보던 조선인 일본 경찰이 체포하였다고 한다. 취조 끝에 그녀는 조선어학회의 한글학자에게서 교육받고 있으며 사전을 편찬한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그리하여 정태진이 체포를 당했으며 나머지 조선어학회 학자들도 독립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33명에 이르는 조선어학회 관련 학자들을 체포하고 감옥에 투옥시켰다. 이들 중 일부는 해방 전 감옥에서 옥사하였지만 나머지는 해방이 되면서 감옥에서 석방되었다고 한다. 감옥에서 나온 이들은 다시 조선어학회를 만들었고 당시 잃어버렸던 원고도 경성역 근처 창고에서 되찾게 되어 중단되었던 사전 편찬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광복 후 2년만인 1947년 한글날, 드디어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조선말 큰사전'이 출판되었다. 이후 조선어학회의 이름이 한글학회로 바뀌면서 조선말 큰사전 역시 '우리말 큰사전'으로 변경되어 제작되었고 6.25 전쟁이 일어나면서 다시 한번 사전 편찬이 중단되며 위기를 맞는다. 온갖 고난 끝에 1957년, 28년이나 걸려 마지막 6권이 출간되며 마무리되었다.
독립을 위한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의해 국권을 완전히 빼앗기게 되면서 1945년 8월 15일까지 우리나라는 35년 동안 일제 강점기를 겪게 된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대였으나 우리 조상들은 국가의 해방과 자유를 되찾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펼쳤다. 보통은 독립운동이라 하면 독립군이나 의병활동과 같은 무장 투쟁 운동을 떠올리나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지키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노력도 많았다.
국어, 국문 연구
우리말과 글에 대한 중요성은 일제강점기 전부터 시작되어 광복 이후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연구되었다. 국문 연구소를 설립하여 국어 문법에 대해 연구하였고 국어학 연구소, 조선 광문회 등이 조직되어 국어 맞춤법, 발음, 우리나라 고전들에 대해 연구하고 관련 책들을 발행하였다. 또한 말모이 영화에서도 등장하듯이 조선어학회에서는 잡지 '한글'을 발행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 우리말 사전 편찬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들 외에도 일제강점기의 현실을 나타내는 다양한 문학작품이 발표되었는데 대표적인 작가로는 김소월, 한용운, 윤동주 등이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광복 1개월 만에 우리의 힘으로 만든 국어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사 연구
일제는 우리 말과 글을 말살시키려고 했을 뿐 아니라 한국사를 왜곡하고 조작된 역사인 식민 사관을 조선인들에게 주입하였다. 하지만 민족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올바른 한국사를 연구하고 남기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조선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조선학 연구를 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안재홍, 정인보, 박은식, 신채호 등이 있었으며 조선인들이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을 잃지 않도록 다양한 저서를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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