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플래쉬는 2014년 개봉작으로 데미언 샤젤이 감독과 각본을 맡고 배우 마일스 텔러와 J.K. 시몬스가 주연의 음악 영화이다.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를 떠올리면 잔잔한 느낌이거나 신나거나 감동을 주는 영화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 영화는 광기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공포 영화가 아니지만 공포스러웠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의 공포심과 전율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다.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스승과 물러나지 않는 제자의 성장이야기
주인공 앤드류는 셰이퍼 음악학교의 신입생이자 평범한 학교 밴드의 보조 드러머이다. 어느 날 그는 플래처 교수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의 눈에 띄어 교내 최고의 밴드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자신감에 가득 차 짝사랑하던 여자와 데이트 약속도 잡게 되고 행복한 미래를 그린다. 하지만 앤드류는 밴드에 처음 들어오자마자 플레처가 밴드의 한 연주자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쫓아내는 장면을 보게 된다. 사실 연주를 틀린 사람은 그가 아니었지만 플레처는 자신의 연주가 틀렸는지 맞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은 필요 없다고 얘기한다. 플레처는 놀란 앤드류를 안심시키고 '위플래쉬' 연주를 시키는데 그가 박자를 틀리자 그의 개인사까지 들먹이며 폭언을 내뱉는다. 폭행과 폭언을 당해서 화가 난 앤드류는 미친 듯이 연습을 한다. 그 후 그는 악보를 잃어버린 드러머 대신에 자신이 악보를 다 외웠다며 나선다. 무대에 올라 멋지게 위플래쉬를 연주한 앤드류 덕분에 셰이퍼 음악학교는 1위를 수상하고 앤드류는 밴드의 메인 드러머를 맡게 된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앤드류가 음악을 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앤드류는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른 가족들과 다툼을 벌이게 된다. 플래처 교수는 계속해서 앤드류를 자극하기 위해 다른 드러머들을 데려오고 이들은 경연에서 메인 드러머로 참가하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한다. 하지만 경연 당일, 앤드류는 교통사고가 나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공연장에 도착을 하였지만 결국 연주를 망치게 되었다. 화가 난 플레처는 앤드류를 밴드에서 내쫓으려 하였고 앤드류 역시 플래처에게 욕설을 하며 덤볐지만 다른 멤버들에 의해 끌려나갔다. 앤드류는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에서도 제적을 당했는데 학교 변호사가 앤드류에게 혹시 플레처 교수에게서 가혹행위를 당하지 않았냐고 질문한다. 변호사는 플레처에 의해 가혹행위를 당했던 다른 학생의 일화를 들려주었고, 이에 앤드류 역시 그의 가혹행위를 증언하였다. 플레처 교수는 결국 학교에서 해임되었고 앤드류 역시 꿈을 잃은 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앤드류는 우연히 들어간 재즈바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던 플레처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었다. 플레처는 자신의 교육철학과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앤드류에게 카네기 홀에서 연주가 있으니 드러머로 참석해달라고 제안한다. 플레처에게서 엄청난 제안을 받은 앤드류는 무대에 서기 위해 다시 한번 엄청난 연습에 돌입한다. 공연 당일, 플레처는 무대에 오른 앤드류에게 조용히 다가가 나를 해임시킨 것이 너라는 걸 알고 있다고 속삭인다. 그리고는 앤드류가 가지고 있지 않은 악보의 곡으로 연주를 시작하였고 앤드류를 당황하게 한다. 무대를 망친 앤드류는 공연장을 뛰쳐나오지만 이내 다시 들어가 무언가 결심한 눈으로 '캐러밴'이라는 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플레처가 아니라 자신이 밴드 단원들에게 시작 사인을 주고 모두가 캐러밴을 연주한다. 플레처는 당황했지만 앤드류는 점점 광기에 휩싸이며 드럼 솔로곡을 이어간다.
제자 앤드류와 스승 플레처 인물 분석
앤드류 네이먼 (배우 마일스 텔러)
앤드류는 유명한 드러머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셰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한 신입생이다. 버디 리치라는 전설적인 드러머를 가장 좋아하며 항상 그의 연주를 듣고 그처럼 유명한 드러머가 되길 꿈꾼다. 1학년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음악교수인 플레처의 눈에 발탁되어 그가 지휘하고 있는 밴드에 영입된다. 기대에 차 밴드 연습에 들어가지만 플레처의 강압적인 태도와 늘 메인 드러머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불안함과 두려움에 휩싸인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더욱 더 독기를 품으며 연습에 몰두한다. 앤드류 역을 맡은 배우 마일스 텔러는 실제로 드럼을 연주할 수 있어서 극 중 드럼을 치는 장면은 모두 실제 마일스 텔러가 연주하는 장면이다. 마지막 무대에서 드럼을 치다가 피를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흘린 피도 역시 그의 피라고 한다.
테런스 플레처 (J.K. 시몬스)
플레처는 유능한 재즈 밴드의 지휘자이자 셰이퍼 음악학교의 교수이다. 하지만 그는 잔인할 정도로 가혹한 교육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의 음악적 한계를 뛰어넘게 하기 위해 약간의 당근과 엄청난 채찍을 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욕설도 서슴치 않을뿐더러 물건을 던지거나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도 일삼는다. 또한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어 사람을 심리적으로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과거에는 그의 이러한 교육방식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자도 있었다. 하지만 플레처는 사고사라고 위장하며 자신의 교육방식에 대해 후회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또한 그는 변호사에게 자신을 고발한 앤드류에게 복수하기 위해 꾸며낸 모습을 보여주며 그를 공연에 끌여들이고 관객들과 밴드 단원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복수만을 위해 무대를 망친다.
기존의 음악 영화와는 완전히 달랐던 음악 영화
영화의 초반부에서 중반부로 갈 때까지는 플레처라는 인물에 대해 공포심과 두려움이 느껴졌었다. 최고의 연주자를 키워내겠다는 그의 의지는 대단하지만 오직 그것 때문에 사람을 극한까지 내모는 모습이 굉장히 무서웠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그를 보며 그의 속내는 다를거야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뒤이어 나타는 그의 행동을 보고 나도 앤드류처럼 속았다가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영화가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플레처에게서 보였던 광기는 앤드류에게로 넘어간다. 미친 듯이 연습하고 또 연주하는 앤드류는 정말 드럼을 위해 사는 사람처럼 보였고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 피를 흘리며 연주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광기 그 자체였다.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갈라진다. 첫 번째는 예술에 대한 완성도를 위해 제자를 채찍질하는 스승과 그에게 동화되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제자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음악적 완성도에 미쳐있는 스승으로 인해 제자마저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해석이 가능하다. 감독 역시 이 두 가지 해석에 대해 자신도 고등학교 때부터 고민하던 것이고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해 영화에 이러한 주제를 담아 열린 해석으로 두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영화를 감상하면서 점점 변화되어 가는 앤드류의 모습을 보며 예술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정답은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영화 자체로 기존에 봐왔던 음악 영화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영화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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