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 2022. 9. 17. 12:48

한산 용의 출현 조선의 운명을 바꾼 압도적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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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탑건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이순신이 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한산도 대첩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 '명량'에 이어 8년 만에 돌아온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장군 시리즈 중 두 번째 영화이다. 이미 우리 모두는 이순신 장군과 한산도 대첩에 대해 알고 있고 크게 승리한 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걸 알면서도 러닝 타임 내내 가슴이 철렁할 만큼의 긴장감을 느끼고 대첩이라고 불릴만한 대단한 전투였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며 그날의 그 바다에서 벼랑 끝에 몰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순신 장군을 포함한 많은 선조들의 희생과 노력에 대해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산 용의출현 영화 포스터

 

전 세계가 놀란 압도적인 해상 전투

영화 한산은 이순신과 조선 수군의 입장에서의 서술이라기보다 마치 당시 왜 나라(일본)의 시선에서 바라본 한산도 대첩을 보여주는 듯하다. 영화 도입부터 이번 시리즈의 빌런이자 왜 나라의 보스인 와키자카 야스하루라는 일본 장군이 직전의 해전과 이순신 장군의 함대에 대해 알아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살아 돌아온 왜의 병사들은 이미 거북선의 어마 무시한 위력에 대해 직접 경험하고 온 뒤여서 그 이름만 들어도 무서움에 벌벌 떨며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당시 이순신과 우리 조선의 수군은 거북선의 결함에 대해 인지하고 다음 해전에서 거북선을 출전시킬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왜적들은 조선 수군에 잠입하여 조선 수군의 훈련 상황을 알아내고 훌륭한 전투력을 가지고도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거북선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 이순신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새로운 전략을 수군에 전달하는데 그것은 바로 그 유명한 '학익진' 전법이었다. 이순신은 바다에서 방어도, 공격도 할 수 있는 바다 위의 성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러던 도중 왜 나라에서 잠입한 스파이들이 에서 조선 수군의 진영까지 들어와 거북선의 설계도를 훔쳐 달아나는데 이에 이순신은 이번 전투에서는 거북선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심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왜적들을 피해 조선의 임금이 의주로 향하게 되면서 정세는 점점 조선 수군에게 불리해졌다. 와키자카 역시 이전의 전투에서 크게 활약하며 조선군을 격파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대였다. 출정의 날이 다가오고 이순신과 와키자카는 바다 위에서 체스를 두는 듯 치열하게 수 싸움을 펼치며 전투를 이어간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이순신 장군

 이번 이순신 영화에서는 이순신뿐만 아니라 조선 수군들의 노력들이 조명되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판옥선 위에서 왜적들과 싸우는 병사들, 함선 아래에서 죽을 힘을 다해 노를 저어 물살을 가르는 병사들, 그리고 육지에서 우리 조선 수군에게 힘을 실어주는 백성들까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기 위한 우리 선조들의 희생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었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는데 거북선을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이순신에게 나대용 장군이 눈물로 이순신에게 호소하는 장면이다. 나대용 장군은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로 거북선을 설계하고 제작한 자로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찾아가 먼저 병선을 제작하자고 건의하였다. 전투 중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거북선은 정말 가슴이 웅장 해지는 장면이었다. 전작인 명량은 시기적으로 한산보다 뒤에 일어난 전투이다. 그래서 좀 더 나이 든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최민식 배우가 연기하는데 훨씬 더 단호하고 근엄한 모습의 이순신이라면 한산에서의 이순신은 조금 더 차분하고 인간적인 모습의 이순신 장군이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의 성격은 박해일 배우가 연기한 모습에 더 가깝다고 한다. 선비의 차분함과 신중함을 갖추고 작전을 세우고 결정함에 있어서 아주 많이 고민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수많은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있지만 그럼에도 항상 보게 되는 이유는 연기하는 배우마다 다르게 표현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산도 대첩의 역사적 가치

 당시에는 견내량 대첩이라고도 불렸던 이 전투는 임진왜란의 3대 대첩에 포함될 뿐만 아니라 한국사 3대 대첩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만큼 임진왜란에서 조선이 전세를 역전하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전투였다. 또한 세계사적으로도 해상에서 이정도로 완벽하게 적군을 포위하여 압승을 거둔 전투는 드물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히 높게 평가되는 전투라고 한다. 당시 일본군은 73척의 함선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제대로 반격 한번 하지 못하고 40척이 넘는 군함을 잃게 되었다. 남아있는 군함들은 격침당하거나 멀리서 지켜보다가 방향을 바꾸어 후퇴하였는데 당시 수군은 도망가던 와키자카 함대를 집요하게 쫓아간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와키자카의 마지막 배를 판옥선이 불태워버리자 무인도에 상륙하여 솔잎과 미역을 먹으며 뗏목을 만들어 육지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 보았을 때 당시 조선 수군의 함대는 영화에서 표현된 것처럼 해상 괴물이라고 불리며 일본군들을 벌벌 떨게 할 만하였다. 와키자카는 이러한 참담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전투 내용을 사실적으로 기록하여 후세에 남겼다고 하는데 당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숨기고 부풀리던 다른 무사들과는 달리 와키자카 역시 이례적인 인물이었던 듯하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장군 해전 시리즈의 마지막이자 후속작의 이름은 '노량 죽음의 바다'이다. 개인적으로 명량보다 한산을 훨씬 더 긴장감 넘치고 재밌게 보았기 때문에 노량 역시 기대가 된다. 노량에서의 이순신 역은 이윤석 배우가 연기한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모습과 그의 마지막 유언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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