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는 안기부 내에 잠입한 스파이를 색출하는 내용으로 정우성, 이정재 배우 주연의 첩보 액션 물이다. 정우성, 이정재가 함께 출연하였다는 것 그리고 이정재가 감독, 각본, 주연배우까지 맡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 영화는 80년대 있었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제작하였는데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여럿 등장한다.
'동림'은 누구인가. 북한에서 온 첩자를 찾아라
이 영화는 안기부 소속의 해외팀을 이끌고 있는 박평호 차장과 국내팀을 이끌고 있는 김정도 차장의 대립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이 도입만으로도 앞으로의 흐름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안기부 내 첩자인 '동림'에 의해 국내외의 작전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둘은 사표를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데 이에 박평호 차장이 안기부 부장의 비리를 들춰내어 대신 사표를 받아낸다. 새로 부임한 부장은 이 둘을 각각 따로 불러 안기부 내에 '동림'이라는 첩자를 찾아낼 것을 명한다. 박평호에게는 국내팀을, 김정도에게는 해외팀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한다. 둘은 서로의 뒤를 캐다가 김정도는 대통령의 안보가 걸린 일급 기밀이 새어나간 사실을 발견하고 동림의 존재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고 박평호 역시 목성사라는 수상한 중소기업이 김정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김정도는 박평호가 과거 일본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사망한 정보원의 딸인 조유정을 돌봐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안기부로 데려와 조사하게 된다. 결국 둘은 서로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정재, 정우성 그리고 카메오
이 영화 속 또 다른 재미는 바로 카메오를 찾는 것이다. 카메오에 대한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어라? 배우 누구와 닮았는데.. 아니겠지.' 하며 지나갔던 대사도 없던 스쳐 지나가는 역할의 배우들이 모두 카메오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과거 박평호의 정보원으로 나름 대사도 있고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던 이성민 배우가 제일 처음 등장한다. 그리고 도쿄 작전에서 벌어지는 총격 장면에서 5명의 엄청난 배우들이 순식간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데 그들이 바로 주지훈, 박성웅, 조우진, 김남길, 정만식이다. 이 중 네 명의 배우는 설마 하면서도 바로 알아보았지만 김남길 배우는 뛰어난 분장으로 80년대 사람을 표현하며 뒤늦게 해당 장면에서 카메오로 출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배우는 바로 황정민이다. 그는 북에서 비행기를 타고 넘어온 북한 군인으로 등장하며 안기부 내에서 취조를 받는데 갑자기 등장하여 라면을 맛있게 먹고 사라진다. 이정재와 정우성의 넓은 인맥으로 한 영화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을 잠깐이었지만 함께 볼 수 있었다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역사적 사건들
이 영화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며 당시 전두환이 대통령이던 제5공화국 시절 일어났던 정치적으로 큰 사건들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지만 영화 곳곳에 다른 요소들을 섞어 실화지만 실화가 아닌 영화로 보이게끔 하였다. 따라서 영화 감상 전에 어떤 역사적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였는지 알고 본다면 영화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10.26 사태로 박정희가 사망하여 혼란한 틈을 타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게 된다. 드디어 군부세력의 붕괴로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을 줄 알았던 시민들은 또다시 신군부 세력이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는 것에 분노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5월 초부터 광주를 중심으로 집회와 시위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전남대 학생들을 시작으로 시위는 광주 시민 전체로 확산되었는데 5월 18일 전두환이 계엄령을 내리며 무장한 군인들이 총, 칼로 광주 시민들을 제압하여 수많은 희생이 있었던 끔찍하고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 이철희, 장영자 어음 사기 사건
이 사건은 당시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사건'으로 불리며 제5 공화국을 경제적으로 큰 위기에 빠트렸던 사건이다. 당시 전두환과 인척관계로 얽혀 있던 이들은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고 어음을 받아내어 은행에서 돈을 받고 또 다른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고 어음을 받는 식으로 사기를 치며 돈을 불렸다. 이 때문에 당시 큰 규모의 기업 2개가 무너지게 되었고 장영자가 어음으로 벌어들인 금액이 무려 7111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엄청난 금액인데 무려 40년 전이니 그 규모에 턱이 떨어질 정도이다.
- 이웅평 월남 사건
1983년 2월 25일 오전 10시 55분, 북한에서 전투기 한 대가 날아왔다. 이에 수도권 지역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렸는데 알고 보니 공습을 위해 날아온 것이 아니라 남한으로 귀순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는 전투기 내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남한의 소식을 접하던 중 북한의 고위급 장교였음에도 불구하고 힘든 생활에 지쳐 남한으로 넘어온 것이다.
- 아웅산 묘소 테러
1980년대 당시 북한과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외교전을 펼치고 있었는데 83년 10월 미얀마를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전두환은 직접 미얀마에 있는 아웅산 묘소로 방문하게 된다. 10월 9일 전두환을 제외한 나머지 수행원들이 도착해 전두환을 기다리며 대기하던 도중 폭탄이 터지게 되고 엄청난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게 된다. 추후에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혀졌고 전두환을 제거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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